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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내 잠복한 중국 간첩 5천명

타이완 내 잠복한 중국 간첩 5천명

타이완 내 잠복한 중국 간첩 5천명

전직 타이완 정보수장, “중국 간첩만 5천 명 이상 잠복 중” 충격 고백

타이완의 전직 군사정보 수장이 “현재 타이완 내에만 5천 명이 넘는 중국 간첩이 활동 중”이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내놨다. 타이완군 정보국장을 역임한 위스청(余宗基)은 최근 타이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수십 년 동안 타이완 내 사회 각계각층에 간첩을 체계적으로 침투시켜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순히 정부기관이나 군부뿐 아니라, 민간 기업, 학계, 언론, 심지어 지역사회까지 중국 공작망의 영향력 아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단순한 음모론 수준이 아니라, 그간 밝혀진 여러 간첩 사건과 맞물려 타이완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위스청은 “적어도 5천 명”이라는 숫자가 “실제 정보기관 내부에서 비공개로 분석된 수치”라고 밝히며, 과장이나 정치적 수사를 배제한 사실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지금 타이완은 누가 아군이고 적군인지 구분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말 것을 경고했다.

 

중국의 조직적 정보 침투…관계 구축부터 매수, 협박까지

중국 간첩들은 단순히 군사 기밀을 훔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위스청 전 국장은 이들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타이완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첩 활동은 크게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민심 파악, 정치 공작, 선거 개입, 그리고 사회 분열 조장이다. 특히 민심 파악은 단순한 여론조사가 아니라, 각 지역 사회 분위기, 특정 이슈에 대한 민감도, 특정 집단의 움직임을 파악해 본토로 보고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중국 공산당의 대외공작을 총괄하는 통일전선공작부(統戰部), 국가안전부(國安部), 그리고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산하 정보기관들이 이런 활동을 주도한다. 이들은 복잡한 다단계 네트워크를 구축해, 한 층 한 층 위장과 은폐를 반복하면서 활동 대상을 늘리고 있다. 포섭 대상은 중국 출신 이민자, 타이완에 자주 왕래하는 기업인, 장기 체류 중인 유학생 등으로 설정되며, 이들에게 금전적 지원, 가족 협박, 정치적 보호 약속 등을 통해 협조를 강요하거나 유도한다. 이런 방식은 타이완 사회 곳곳에 ‘보이지 않는 중국 영향력’을 뿌리내리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적발된 간첩 사건만 수십 건…빙산의 일각?

타이완 정부는 최근 수년 동안 중국 간첩 사건을 지속적으로 적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22년에는 타이완 공군 고위 장교가 중국 측에 군사 기밀을 넘긴 혐의로 체포돼 기소됐고, 2021년에는 전직 외교관이 중국 정보기관과 내통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이 외에도 퇴역 군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포섭 시도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는 은퇴 후 중국 자본이 투자한 기업에 취업해 ‘민간인 위장’ 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적발 사례조차 전체 간첩 활동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위스청 또한 “공식 수사로 드러난 것은 극히 일부일 뿐”이라며, “군사기밀은 물론이고, 지역 사회 여론, 선거 전략 정보 등도 중국에겐 고급 정보 자산이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타이완은 실질적인 전시 상황에 있다”며, "과거처럼 평화적 상황을 전제로 한 안보 인식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선거 개입부터 심리전까지…정치 안보 위협 수위 높아져

중국은 오랫동안 타이완 내 선거에 개입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총통 선거 당시, 가짜 뉴스 유포, 친중 후보 지원, 반대 후보 비방 등 다양한 형태의 선거 공작이 관측됐다. 이는 단순히 온라인 여론 조작 차원을 넘어, 실제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타이완 국방부도 2024년 총통 선거 직전, 중국이 심리전을 지속하며 타이완 사회 전반에 전방위 압박을 가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특히 이른바 '회색지대 전술'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군사 충돌 없이 정보전, 심리전, 경제적 압박을 통해 상대국의 내부 결속을 약화시키는 전략이다. 간첩 네트워크는 이런 회색지대 전술의 핵심 도구로 활용되며, 사회 불신을 확산시키고 국민들의 정치적 의지를 약화시키는 데 기여한다. 결과적으로, 타이완 내부의 균열을 유발해 스스로 무너지게 만드는 것이 중국의 장기 전략임을 엿볼 수 있다.

 

중국은 “거짓말” 일축…타이완 내부 결속 다질 기회?

중국 외교부는 위스청의 발언을 즉각 부인하며 “무책임하고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중국은 일관되게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며, 평화통일을 추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중국은 과거 미국, 호주, 일본, 캐나다 등 주요 국가들에서도 대규모 간첩 활동에 연루돼왔으며, 이에 대한 증거도 차고 넘친다.

 

실제로 호주 정보기관 ASIO는 2020년 자국 내 정치인과 학계에 대한 중국의 광범위한 영향력 행사를 경고했고, 미국 FBI는 2023년 기준 “현재 진행 중인 중국 간첩 관련 수사 건수만 2천 건을 넘는다”고 밝혔다. 이런 국제적 사례는 타이완 내 간첩 침투 주장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결국 타이완은 외부 위협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국 내부 단결과 경계 체계를 강화하는 데 주력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타이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타이완이 가진 가장 큰 자산은 자유롭고 개방된 민주주의 체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열린 구조가 외부 세력, 특히 중국 공산당의 침투에 가장 취약한 약점이 되기도 한다. 정보 수집, 언론 조작, 여론 왜곡은 전통적인 무력 충돌 없이도 체제를 약화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방법이다. 간첩 네트워크는 이런 '비군사적 공격'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보이지 않는 무기다.

 

전문가들은 타이완이 군사력 증강뿐 아니라 정보 보안, 사이버 안보, 대외공작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민사회 또한 무분별한 정보에 휘둘리지 않도록 언론 리터러시를 높이고, 정치적 선동이나 가짜 뉴스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외국 자본이나 단체와의 협력에 있어서도, 출처와 목적을 철저히 감시하고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위스청 전 정보국장의 경고는 단순한 우려를 넘어, 타이완 사회 전체가 '보이지 않는 전쟁'의 한복판에 있음을 일깨운다. 타이완의 자유와 민주주의는 군사적 충돌을 피하는 것만으로는 지킬 수 없다. 내부로부터 체제의 근간을 방어하고, 국민 모두가 스스로를 지키는 노력을 기울일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