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ORLD INFO

일본관세협상 트럼프가 직접 참여한다면

트럼프 일본관세협상 직접 참여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과의 관세 협상에 직접 참여하겠다고 밝히면서, 미·일 통상 관계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미국 재무부와 상무부가 주도하던 기존의 실무 협상 테이블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겠다는 이례적인 움직임에 일본 정부는 긴급 대응에 나섰고, 외교·경제계 모두가 그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공정한 무역”을 명분으로 강조해온 상호관세 정책이 실제로 일본을 겨냥해 실행된다면, 이는 일본뿐 아니라 글로벌 무역 체계에도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미국은 일본과의 무역에서 너무 많은 손해를 보고 있다”며 “앞으로는 재무장관, 상무장관뿐 아니라 나 자신이 직접 협상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로 보기 어려운 만큼, 일본 정부는 즉시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일본은 원래 미국 측 요구사항을 충분히 청취한 뒤, 아카자와 야스유키 경제재생상이 귀국해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협상 카드를 구체화하는 접근법을 취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트럼프가 예고 없이 직접 개입을 선언하면서 일본 측의 일정과 전략은 큰 틀에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대통령이 전면에 나선다면 실무적 타협보다 정치적 의도가 반영된 보다 강경한 요구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 일본 입장에서는 협상 주도권을 상실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호관세 정책과 90일 유예 조치의 맥락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부터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매긴 나라에는 동일하게 보복하겠다”는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s) 정책을 주장해왔다. 이번 일본과의 협상도 그 연장선상에 있으며, 특히 일본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해왔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타깃이 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일본과의 협상에는 90일간의 유예기간이 설정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트럼프 측에서 일본에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되며, 사실상 이 기간 동안 일본이 어떤 양보를 하느냐에 따라 본격적인 관세가 부과될 수도 있는 구조다. 일본은 이 유예기간 동안 최대한 미국의 요구사항을 분석하고 타협점을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대통령이 협상에 직접 나선다는 점은 그 어떤 기존 협상과도 결이 다르다. 무엇보다 이 90일 유예 조치는 앞으로 미국이 유럽연합, 한국, 멕시코 등과의 통상 협상에서도 하나의 기준 사례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 일본이 어떤 방식으로 협상에 임하느냐에 따라 이후 다른 국가들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번 협상은 국제무역 판도 전체에 영향을 줄 핵심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 경제계의 긴장과 전략 수정 움직임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개입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재계는 즉각 반응했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는 “미국의 요구가 정치적 목적에 기반해 과도한 수준으로 치달을 경우, 일본 기업 전반에 중대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자동차, 반도체, 정밀기계 등 미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들은 관세 인상 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당초 계획됐던 실무 중심 대응 전략에서, 정치적 대응 능력과 외교력까지 총동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도 귀국 일정을 앞당기고, 외무성, 재무성 등 관계 부처와 함께 대미 전략을 조정 중이다.

 

트럼프 방식의 협상: 계산된 압박과 유연한 타협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인 출신답게 협상에서 초반 강한 압박을 가한 뒤, 상대의 반응을 보며 유연하게 타협점을 조율하는 방식을 즐겨 사용한다. 이번 일본과의 협상에서도 마찬가지로, 고율의 관세 또는 무역 제재를 언급함으로써 일본 측을 심리적으로 압박한 뒤, 일정 수준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전략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또한 이를 내부 정치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대선 국면에서 “일본으로부터 양보를 받아냈다”는 이미지를 부각시켜 자국 유권자들에게 경제적 성과를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입장에서는 이러한 정치적 계산을 염두에 둔 채, 실질적 경제 이익을 지키기 위한 정교한 대응이 요구된다.

일본관세협상 트럼프가 직접 참여한다면

이번 협상의 파장이 한국과 세계 무역 질서에 미치는 영향

일본과의 이번 협상은 단지 양국 간 문제가 아니다. 미국이 추진 중인 상호관세 정책의 시험 무대이자, 향후 다른 국가들과의 통상 협상에 모델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90일 유예기간이라는 명확한 데드라인을 설정하고, 최고 권력자가 직접 개입하는 방식은 향후 한국이나 유럽연합과의 협상에도 전례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 역시 미국과 FTA 개정 이후, 반도체·배터리 등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무역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일본의 대응을 지켜보며, 어떻게 협상력을 유지하고 자국 산업을 보호할지에 대한 사전 시나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세계 각국 역시 이번 협상을 통해 미국의 통상 정책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의 개입은 무역 협상의 규칙을 다시 쓰고 있다

이번 일본과의 관세 협상은 단순한 통상 문제를 넘어, 글로벌 무역 질서 자체가 변화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개입은 전례 없는 방식으로, 협상이 실무 중심에서 최고 권력자 간의 정치 협상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기존의 WTO 기반 다자주의보다 양자 간 힘의 논리에 기반한 ‘신무역질서’가 더욱 현실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본은 이번 협상에서 미묘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실질적 양보를 최소화하면서도 트럼프의 만족도를 일정 수준 충족시켜야 하는 외교적 난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미지수지만, 그 결과는 단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 무역질서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트럼프가 테이블에 직접 앉는 순간, 게임의 룰은 달라진다.